아, 정말이지 뉴스를 보고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오더군요. 우리 모두가 아끼고 자랑스러워하는 이름, 손흥민 선수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파고들수록 드러나는 이야기들은 개인적인 충격을 넘어, 우리 사회의 어둡고 추악한 민낯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이른바 '손흥민 임신 협박녀' 사건 말입니다.

기사에 나온 내용을 제가 다시 짚어보자면 이렇습니다. 20대 초반의 한 여성이 손흥민 선수 본인에게 접근해서는, 있지도 않은 '임신'을 빌미로 무려 3억 원이라는 거액을 뜯어내려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는 겁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말도 안 되는 수법으로, 그것도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선수에게 이런 시도를 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 뻔뻔함과 파렴치함에 정말이지 할 말을 잃었습니다. 성공한 타인의 삶을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는 비뚤어진 시선, 약점을 만들어서라도 부당하게 이득을 취하려는 천박한 욕망이 여과 없이 드러난 사건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해당 여성이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호송되는 과정에서 얼굴이 언론에 노출되자마자, 온라인 공간은 그야말로 마녀사냥판이 되었습니다. '손흥민 임신 협박녀 얼굴', '신상 공개' 같은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사실 확인도 안 된 사진들이 무차별적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심지어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반인 여성들의 사진이 '바로 이 사람'이라며 지목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까지 벌어졌더군요. 애꿎게 피해를 본 여성들은 자신이 아니라고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고,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습니다.
여기서 저는 두 번째로 깊은 분노와 실망감을 느꼈습니다. 범죄 혐의자에 대한 마녀사냥식 신상털이와 허위 사실 유포는 또 다른 범죄입니다. 수사 과정에 있거나 재판을 받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아직 확정 판결이 나지 않았다면 함부로 신상을 공개하고 모욕하는 것은 명백한 인권 침해입니다.
하물며 사건과 전혀 관련 없는 무고한 사람을 범죄자로 몰아가는 것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폭력이죠. 클릭 몇 번으로 타인의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는 디지털 공간의 잔인함을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껴야 합니다.
이 사건은 단순히 한 명의 파렴치한 범죄 시도와 그 이후의 온라인 소동으로 치부할 수 없습니다. 이건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병폐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 타인의 성공을 존중하지 않고 어떻게든 흠집 내거나 이용하려는 비뚤어진 심리.
- 사실 확인보다는 가십과 자극적인 이야기에 열광하며 무책임하게 퍼나르는 태도.
- 디지털 공간에서 개인의 인권과 명예가 얼마나 쉽게 유린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현실.
손흥민 선수에게도, 그리고 애꿎게 피해를 본 다른 여성들에게도 이 사건은 큰 상처를 남겼을 겁니다. 부디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법의 엄정한 심판이 내려지고, 무분별한 신상털이와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한 책임도 철저히 물어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경종을 울려야 합니다.
우리는 언제까지 자극적인 뉴스거리에 춤추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타인을 재단하며 손가락질할 건가요?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 모두가 조금 더 성숙하고 신중한 자세를 갖게 되기를, 그리고 타인의 성공과 인권을 진심으로 존중하는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정말이지, 씁쓸함을 넘어 화가 나는 사건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