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Demon Hunters를 처음 봤을 때
눈길이 간 건 무대 장면도, 전투 장면도 아니었다.
캐릭터의 감정을 살려내는 '목소리'였다.
보는 순간 직감했다.
“이 목소리 누군지 알고 싶다.”

리더 루미(Rumi)는
아덴 조(Arden Cho)가 목소리를,
Ejae(김은재)가 노래를 맡았다.
아덴 조는 리더다운 단호함 속에
가끔 배어 나오는 따뜻함을 살려냈고,
Ejae의 노래는 그 내면의 감정선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루미는 보컬리스트이자 검을 든 사냥꾼이다.
그 감성의 양면을 두 사람의 목소리가 완성했다.
미라(Mira)는
메이 홍(May Hong)이,
아우드리 누나(Audrey Nuna)가 노래를 불렀다.
메이 홍의 목소리는
터프하면서도 가끔 보이는 연약함이 섞여
캐릭터의 복합성을 드러냈다.
아우드리 누나의 트랙은 그 감정의 진폭을 음악으로 확장했다.
막내 조이(Zoey)는
유지영(Ji-young Yoo)이 연기했고,
Rei Ami가 노래했다.
에너지 넘치고 밝은 목소리로 그녀만의 리듬과 활력을 전달했다.
그 덕분에 조이는 리듬감 있는 케이스 메이트이자 귀여운 사냥꾼이 되었다.

라이벌, 사자 보이즈의 리더 진우(Jinu)는
안효섭(Ahn Hyo-seop)의 목소리였다.
앤드루 최(Andrew Choi)가 노래를 함께했다.
차가운 카리스마 뒤에 한 조각의 고독과 깊이가 느껴지는 그런 목소리였다.
헌트릭스의 매니저 바비(Bobby)는
켄 정(Ken Jeong)이 맡았다.
톡톡 튀는 재치와 열정이
작은 순간마다 귀에 박힌다.
코믹한 웃음조차 감정의 조각으로 만드는 힘이 있다.
멘토 셀린(Celine)은
윤진 김(Yunjin Kim)의 말투 아래
리사 솔롱가(Lea Salonga)의 노래로 완성되었다.
차분하면서도 격식을 갖춘 목소리가 쉼과 조언의 여운을 남겼다.
닥터 힐러 한(Healer Han)은
다니엘 대 김(Daniel Dae Kim)이 연기했다.
포근한 중저음으로
의미는 가볍지만 존재감은 진지한
독특한 매력을 남겼다.

악마 왕 귀마(Gwi-Ma)는
이병헌(Lee Byung-hun)이 연기했다.
불꽃의 입 같다는 이미지에 걸맞는 위압적이고 묵직한 목소리였다.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건
눈이 아닌 ‘귀’로 기억되는 캐릭터라는 사실이다.
보이지 않아도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목소리들.
플레이 버튼을 다시 누르며 이번엔 화면보다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게 될 것 같다.
케데헌은 그렇게, 또 한 번 나를 사로잡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