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불안을 자극하는 뉴스는 빠르다. 오리온 참붕어빵에서 곰팡이가 나왔다는 기사도 마찬가지다. 소셜미디어와 댓글창은 순식간에 ‘불매’와 ‘배상 1000배’ 같은 과잉 반응으로 도배됐다. 물론 포장 불량으로 인해 곰팡이가 발생한 건 명백한 제조사의 실수고, 소비자 입장에서 불쾌한 경험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사안을 두고 오리온을 마치 고의로 위해 식품을 유통한 악덕 기업처럼 몰아가는 건 선을 넘었다고 본다.
오리온은 해당 사실을 확인하자마자 유통 제품 전량 회수 조치에 들어갔고, 홈페이지와 언론을 통해 곧장 사과문을 게재했다. 보통 이런 리콜은 정부 지시에 따라 늦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건은 ‘자발적 회수’라는 점에서 신속하게 대응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제품가가 약 15억 원, 환산하면 200만 개 이상인데 그걸 전량 회수하겠다는 건 결코 가볍게 볼 액션이 아니다. 이 정도면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판단이 합리적이다.
곰팡이 자체가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오리온은 밝혔다. 물론, 소비자는 이를 100% 신뢰하긴 어렵다. ‘이미 먹었는데 찝찝하다’는 감정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사 먹은 사람들한테 1,000배로 배상하라”, “아이들이 먹었으면 어쩔 뻔했냐”는 식의 반응은 사실적 근거보다는 분노에 기댄 감정적 과잉이다. 음식에서 이상이 생겼다고 해서 매출 수천억 기업을 하루아침에 범죄자 취급하는 게 과연 정당한 일인가?
기업 입장에서도 이 같은 여론은 이중고다.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리콜을 하고,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환불까지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현장에서는 편의점 직원들이 “오리온 직원도 아닌데 왜 우리가 환불처리까지 하냐”는 불만이 터져나온다. 시스템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모두가 피로한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브랜드 이미지다. 참붕어빵은 국내 전용 유통 제품이 아니다. 이미 중국과 베트남에도 수출 중인 글로벌 상품이다. 국내 이슈가 해외 소비자에게 전달될 경우, 전혀 다른 맥락에서 오해를 부를 수 있다. 애국심을 이야기할 필요까진 없지만, 우리 기업의 글로벌 브랜드가 무너지는 걸 박수치며 볼 일은 아니다. 소비자의 권리라는 이름으로 무작정 갈라치고 기업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방식이 과연 누구에게 이득일까?
오리온은 2023년 카스타드 사건에서도 식중독균 검출로 곤혹을 치른 바 있다. 그때도 자발적으로 회수에 들어갔지만, 아직까지 원인조차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처럼 식품 제조업에서의 완벽한 안전 통제는 쉽지 않다. 중요한 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가다. 그리고 이번 참붕어빵 사례에서 오리온은 충분히 빠르고 투명하게 움직였다고 본다.
소비자는 감시자이고 비판자는 맞다. 하지만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태도 없이는 그 비판은 결국 소모적인 분노 유발로 끝난다. 개인의 불쾌함이 사회 전체의 공공 이익을 앞설 수는 없다. 위생과 신뢰는 중요하지만, 정당한 사과와 조치를 하고 있는 기업에 대해 마녀사냥식 태도는 자제해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의 권리도 지켜지고, 산업도 건강해질 수 있다.
'음식과 건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즘 내 손톱 왜 이래...? 아연 부족 증상이었다니 (2) | 2025.07.20 |
---|---|
운동할 때 물, 얼마나 마셔야 딱일까? (1) | 2025.07.15 |
메가커피 신메뉴 '아사이볼' 솔직 후기! 맛, 가격, 칼로리 모두 알려드림 (7) | 2025.06.11 |
건강검진 결과 혈압 수치가 높게 나왔다면? 식습관부터 운동까지, 혈압을 낮추는 5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2) | 2025.06.11 |
이걸 먹고 나서야 알았다, 베트남 자연꿀의 진짜 가치 (2) | 2025.06.03 |
바르기만 했는데 확 달라짐? 요즘 난리 난 콘딤젤 (0) | 2025.05.18 |
다이어트 성공하려면 식단보다 먼저 바꿔야 할 것 (0) | 2025.04.26 |
건강한 단맛이라서 기대 안 했는데, 마이노멀 알룰로스 진짜 다르다 (0) | 2025.0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