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컴퓨터-IT

갤럭시 갤러리, 사진을 위로 올렸을 뿐인데 앨범이 툭 튀어나온다

disclaimer

버스 안에서 한 손으로 사진을 넘겼다. 위로 올렸다고 생각했는데, 옆으로 아주 조금 밀렸나 보다. 그 순간, 화면 왼쪽에서 앨범 목록이 툭 튀어나왔다. 보고 있던 사진은 멈추고, 내 손가락은 허공에서 머쓱해졌다.

갤러리 앱은 위아래 스크롤이 잦은 앱이다. 그래서 더 민감하다. 수직으로 쓸어 올린다고 해도, 아주 미세한 비스듬함이 있으면 옆 제스처로 받아들인다. 흐름이 끊긴다. 자주 겪으면 불편이 된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갤러리에는 좌우 스와이프로 열리는 영역이 있다. 앨범을 빠르게 오가라고 만든 배려다. 문제는 ‘빠르게’와 ‘정확하게’가 늘 함께 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손가락은 직선보다 곡선을 좋아한다. 사람 손은 완벽하게 수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의도치 않은 옆 스와이프가 인식된다. 작은 선의 흔들림이, 화면 전체를 바꾼다.

원하는 건 단순하다. 선택지다. 좌우 스와이프를 끌 수 있는 스위치. 앨범 패널을 고정하는 잠금. 민감도를 낮추는 슬라이더. 어느 하나만 있어도 불편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사용자는 각자 쓰는 습관이 다르다. 손이 예민한 사람도 있고, 화면을 넓게 잡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나에게 맞게’ 고를 수 있어야 한다.

임시로 할 수 있는 일도 있다. 화면 중앙에서 스크롤을 시작한다. 왼쪽 모서리를 피한다. 빠르게 훅 올리기보다는, 한 번 눌러 붙이고 올린다. 긴 목록을 훌쩍 올릴 땐, 오른쪽 스크롤바를 잡아당긴다. 완벽한 해결은 아니지만, 사고를 줄일 수는 있다. 그래도 근본적인 해결은 설정 안의 작은 토글 하나다. 사용자가 정할 수 있게 해주는 배려다.

웃픈 댓글 하나가 기억에 남는다. “그 김에 왼쪽 바가 있는 부분을 전기톱으로 제거해 보시죠.” 농담인 줄 안다. 그만큼 답답했다는 고백일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건 전기톱이 아니다. 옵션이다. 켜고, 끌 수 있는 간단한 선택. 그 선택이 사용자 경험을 구한다.

개선 요청은 남겨둔다. 갤러리 앱에서 메뉴 탭을 열고, 설정에서 문의하기로 들어가 오류 보내기를 누른다. 불편했던 순간을 적는다. 개발자에게는 데이터가 되고, 우리에게는 다음 업데이트의 씨앗이 된다. 작은 문장이 모이면, 앱은 자란다.

사진을 볼 때는 흐름이 중요하다. 한 장이 다음 장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리듬. 그 리듬을 지키기 위해, 갤러리가 우리 손의 작은 떨림까지 이해해 주면 좋겠다. 위로 올렸을 때는 위로만, 옆으로 밀었을 때만 옆으로. 단순하지만, 제대로. 그것만으로도 갤러리는 훨씬 편안해질 것이다.